힌남노 오기 전 제주에 물폭탄 침수피해 속출

[제주=뉴스포탈]남용석 기자=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기도 전에4일 오전 한라산 일대에 300㎜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제주 서남부지역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도 집중호우가 쏟아져 주택, 상가, 농경지 등 침수가 속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한라산 진달래 밭에는 지난 2일부터 4일 오후 2시까지 307.0㎜, 윗세오름 299.0㎜, 성판악 229.0㎜ 등 한라산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다. 또 같은 기간 서귀포 대정지역에 199.5㎜의 호우가 내렸고, 동부지역인 구좌(127.0㎜), 성산(140.8㎜)도 100㎜ 이상의 누적 강수량을 보였다.

현재 제주도 산지에 호우주의보가, 서부지역에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호우경보가 발효됐고, 제주 전 지역에는 강풍주의보, 제주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령됐다. 특히 대정지역의 경우 이날 오전 11~12시 한 시간 동안에 106.5㎜의 폭우가 내렸다. 정오~오후 1시에도 85.5㎜의 비가 쏟아졌다. 대정읍 하모리 김모(76)씨는 “갑자기 하늘에서 양동이로 물을 쏟아 붓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대정지역의 도로와 상가, 주택 침수 등 1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결과, 오후 6시 현재 제주에선 주택 3동, 상가 2동, 차량 1대가 침수 피해를 봤다. 대정읍 하모리 대정오일시장과 대정초등학교 지하실도 침수돼 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또 송악산 일대 해안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경찰이 차량 운행을 통제했으며, 이 지역 인근 농경지들은 물바다를 이루고, 토사가 도로로 흘러내렸다.

이날 오후 1시경에는 제주와 대정을 잇는 평화로 일부 구간에 한치 앞도 보지 못할 정도로 폭우가 쏟아져 차량들이 길가에 세우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제주시 지역에서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관광객은 지난주 4만여명대에서 2일 2만4993명, 3일에는 1만6322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날 평소 관광버스와 렌터카로 붐비던 대정읍 송악산 주차장은 렌터카 3~4대만이 서 있다.

기상청은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라 형성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이날 제주도 선부지역을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태풍 ‘힌남노’는 이날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지나며, 제주도는 5일과 6일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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