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 오면/그날이 오면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詩·文學

그 날이 오면/그날이 오면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그날이 오면 심훈.jpg

 

 

 

그 날이 오면/심훈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이 시는 심훈이 일제로부터의 민족 해방에 대한 강렬한 소망을 격정적직설적으로 노래한 저항시다.

 

 

 

구독 후원 하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