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낯 뜨거운 상(賞) 사고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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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論] 낯 뜨거운 상(賞) 사고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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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돈 주고 유령단체 상받은 지자체장 고발 뉴스 장면
 
 
 

 

[時論]낯 뜨거운 상()사고팔지 말자

 

 

 

 

요즘 정치인과 기관·단체장들이 상()을 사고팔아 온 것으로 들어나 낯 뜨거운 모양새다.

실체가 없는 유령단체이거나 권위도 없는 업체들이 기관·단체장들한테 2000~3000만원씩 돈을 받고 상()을 팔아 왔다니 국민들은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국민들은 내가 낸 세금을 자기 돈처럼 그 돈을 주고 상을 사들고 와서 희희낙락하는 기관단체장들의 꼬락서니를 볼 때면 젖 먹은 것까지 토할 지경이다.

서부발전은 201611월 외부 컨설팅업체에 3000만원을 주고 첫 경영안전대상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곤혹스런 상태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12월 태안발전본부에서 하청업체 청년근로자 이른바고 김용균참사가 일어날 때까지 지난 3년간 모두 6000만원을 주고 경영안전대상을 수상해 온 것으로 경실련 정보공개청구로 밝혀졌다. 서부발전이 정부기관도 아닌 외부 사설컨설팅업체에 이토록 많은 돈을 홍보비로 주면서 안전경영대상을 샀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대통령이 임명한 서부발전 공기업 사장의 민낯이다.당장 응분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또 정부 감사에선 대부분의 일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해마다 돈을 주고 관행처럼 상을 산 사실이 밝혀져 우리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 사회는 상을 사고파는 부끄러운 사회가 됐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적을 올려 상을 받는 게 아니라 일도 못하고 성과를 안내도 돈만 내면 상을 받는 사회가 됐다. 정말 부끄러운 사회다. 모두 기관·단체장들의 치적 쌓기로 헤석되고 있다.

경실련이 지자체 243곳과 공공기관 307곳을 대상으로, 20141월부터 20198월까지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시상하는 상의 수상 여부와 상을 받기 위해 해당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지출한 돈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결과 지난 5년간 지차체 243곳 중 121, 공공기관 306곳 중 91곳이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총 1145건의 상을 받았다. 같은 시기 광고비·홍보비 등 명목으로 상을 준 언론사와 민간단체에 지출된 금액은 약 93억 원이다.

지자체는 언론사에게 34541.8억원, 민간단체에 2847.6억원을 지출했다. 공공기관은 언론사에 25522.3억원, 민간단체에는 26121.4억원을 지출했다. 언론사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에 629건의 상을 주고 64억원의 돈을 받았고, 민간단체는 545건의 상을 주고 29억원의 돈을 받은 것이다. 경실련은 "다수의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자료를 축소 공개하거나 공개하지 않아 실제 금액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등 7개 주요 언론사가 전체 시상 건수의 96%(648), 받은 금액의 98%(63억원)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165건에 약 20억원, 중앙일보가 151건에 18억원, 조선일보가 104건에 10억원, 한국경제가 144건에 96000만원, 매일경제가 49건에 42000만원, 한국일보가 10건에 약 6000만원, 헤럴드경제가 27건에 약 3500만원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 결과가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는 와중에 일선 기관단체장들의 이 같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한 부적절한 처신은 엄단돼야 맞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건 모두 대국민 사기극이요 업무상배임 행위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왕조시대엔 암행어사가 있었다.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한 이 도령이 남원지방의 탐관오리 변 사또를 응징하고 성춘향을 구한 이야기부터 암행어사 박문수의 활약상까지 모두 서민들의 회한을 풀어준 이야기들이다.

또 군부독재시절엔 이른바 대통령 특명검열단이 있었고 사회정화위원회도 있었다. 이들은 모두 당시 우리사회에 독버섯처럼 묵인돼 온 관행의 불편부당한 사례를 개선하고 철퇴를 가하는 등 현대판 암행어사 역할을 수행했었다.

지금 우리사회는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관행들이 만연돼 있다. 기관단체장들은 치적 쌓기에 혈안이 돼서 국민의 혈세를 마구 낭비하고 있다. 돈을 주고 상을 사서 치적을 쌓고 선심성 사업에 예산을 쏟아 부으며 표심을 잡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우리사회의 민낯이다. 상벌위원회나 현대판 암행어사가 필요하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적어도 우리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상을 사고파는 관행만은 근절돼야 한다.

기관·단체장들은 이제부터라도 낯 뜨거운 상을 사고팔지 말아야 한다.

 

 

skcy21@newsport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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