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합장선거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나?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피니언

[기고] 조합장선거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나?

행복꽃다발.jpg
조합장 선거 당선을 축하합니다.

 

 

 

【기고】조합장선거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나?

 

 

 

전국 1344개 농협·수협·산림조합장을 선출하는 제2회 전국 동시 3·13 조합장선거가 막을 내렸다. 종전의 조합장 선거는 해당 조합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수시로 선거를 치렀다. 그런데 현금 제공과 선물·식사 대접 등 불법선거가 근절되지 않자 2015년부터 선거 업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치르는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올해 두 번 째 치러진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도 금품 살포 등 불법 선거운동은 여전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불법행위를 한 725(436)을 적발해 1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654명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또한 제1회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현역 프리미엄이 여전해 당선된 1344명 가운데 현직 조합장은 760(56.5%)으로 절반이 넘었으며, 실제 선거 출마자만 따져 보면 현직 조합장의 당선율은 7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동시 조합장 선거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이 나타나 공정선거를 위한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선 현 조합장 선거는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합장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등과 달리 일반 시민이 아닌 조합원만이 선거권을 가지고 있기에 조합원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된다. 현역 조합장의 경우 조합원들과 수시로 만날 수 있지만 다른 후보자들은 조합원이 누구인지 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후보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예비후보 제도가 없으며, 후보자도 선거운동 기간 13일 동안에만 선거 공보, 벽보, 어깨띠 등을 활용할 수 있는 등 선거운동의 폭이 아주 좁아 현직 조합장에게 절대 유리한 구조다.

따라서 과도한 선거운동 제한을 완화하고 조합원의 알 권리 확보를 위해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이에는 예비후보자 제도 도입과 후보자 합동토론회, 선거사무실 운영 등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다음으로 1억 원 이상의 조합장 연봉과 조합장이 가지는 막강한 권한, 이권이 공명선거를 저해하는 근본적인 요인이다. 조합장 선거가 혼탁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조합장의 권한과 이권이 엄청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합장은 억대를 넘는 연봉에다 그에 못지않은 업무추진비는 물론 직원들의 인사권까지 좌지우지한다.

조합 설립 당초에는 무보수 명예직으로서 사명감과 덕망을 겸비한 인물 위주로 조합장을 선출했다. 이 같은 협동조합 설립의 취지와 이념을 살려 향후에는 조합장 지위를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환하고, 조합장의 전횡과 이권 개입을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조합원 자격도 없는데 선거인 명부에 이름을 올려 한 표를 행사하는 무자격 조합원으로 인해 선거의 효력이 문제되는 조합원 자격 논란도 반복되고 있다. 매번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무자격 조합원을 없애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협동조합과 합동점검을 강화하고, 조합원 확인 방법을 명확히 해야 한다.

아울러 조합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금을 내고 위탁선거를 치르고 있지만 위탁선거와의 경계가 다소 모호한 면이 있다. 현재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들이 홍보물을 만들어 해당 조합에 제출하면 조합 직원 등이 조합원들에게 배포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조합 직원들이 선거에 개입할 우려가 있는 바,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 등록, 홍보물 배포 등에 있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입은 풀고 돈은 막는선거의 원칙이 조합장 선거에도 적용돼야 한다. 현행 방식과 같이 조합장 선거를 치르는 것은 불·탈법을 조장 또는 방조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과도하게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규정은 완화하고 조합원의 알 권리 확대를 위한 관련 법령 개정을 조속히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독 후원 하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