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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시대, 인천·부산 세 집 건너 빈집 현실

기사입력 2019.12.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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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영도구 봉래동5가의 빈집 밀집지역. 골목길 3가구 중 1가구가 녹슨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지방소멸시대, 인천·부산 세 집 건너 빈집 현실

     

     

     


    [인천=뉴스포탈]남용석 기자=2년 넘게 방치된 공장, 폐교를 앞둔 중학교, 20년째 문 걸어 잠근 산부인과 건물, 이건 농촌 얘기가 아니다. 서울과 맞닿은 인천, 대한민국 넘버2’ 도시 부산, 호남의 거점 익산과 군산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부산 시가지 중심가였던 중구와 동구, 영도구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5%를 넘어섰다. 인천 원도심의 중구 북성동 등 상당수 지역이 인구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때 전북에서 땅값과 임대료가 가장 높았던 익산 중앙동은 네 집 건너 한 집이 1년 이상 비어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부른 지방 소멸이 점차 도심 소멸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라면 부산 옛 도심에는 노인과 바다만 남을 것”(이재정 부산복지개발원 고령사회연구부장)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붕괴되는 의료·교육

    도심 소멸의 징후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은 학교다. 학생 수 감소는 그 지역을 떠받칠 미래인구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산 동구의 금성중학교가 그렇다. 5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켜진 곳은 딱 3(3학년 3개 학급)이다. 내년 2월 이들이 졸업하면 학교는 문을 닫는다. 전체 학생 수가 69명인 인근 좌성초교도 폐교 불안에 떨고 있다. 1980년대 이 학교 정원은 2000명에 달했다.

    인천 송림2동도 비슷하다. 전체 주민 3287명 중 초등학교 취학연령 인구가 39명이다. 78년 동안 인천 동구를 지켜온 박문여중은 학생 수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2014년 송도로 이사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니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온전할 리 없다. 부산 영도구에 있는 소아과는 20096개에서 현재 3개로 반토막이 됐다. 같은 기간 산부인과는 8개에서 5개로 줄어들었다. 손병득 인천시 주거관리팀장은 인구 감소로 인해 도시 인프라 핵심인 교육과 의료가 밖으로 빠져나가고, 인프라 소멸이 슬럼화를 부추기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지역산업 붕괴가 원인

    이들 도심지역을 소멸 위기로 내몬 건 지역산업 쇠퇴였다. 부산 원도심은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였던 거청의 김청린 대표는 한때 500여 명이던 직원이 7명만 남았다고 했다.

    인천 동구는 일진전기와 동일방직이 조업을 중단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각각 1000명에 달했던 근로자가 떠나면서 인구 감소가 본격화했다. 2016년 동구 남구 등 원도심을 오가던 버스 노선은 9개 줄었다. 출퇴근 수요가 급감해서다.

    군산과 익산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넘게 이어지는 산업공동화가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는 지역 소비시장에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다.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좌천동(부산 동구) 가구거리가 대표적이다. 강선호 에이스침대 좌천동점 사장은 젊은 사람이 줄어들면서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혼수 수요가 확 줄었다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부산 영도점의 1일 매출은 한진중공업 좌초 여파로 200515000만원에서 최근 7000~8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판매직원은 아이들이 줄면서 장난감과 학용품은 물론 크리스마스용품까지 안 팔린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빈집, 멀어진 도심 재생

    줄어드는 인구는 빈집 증가로 이어진다. 주택은 노후화되고, 재개발 사업은 주저앉는다. 인천시는 212개에 달했던 재개발 지정지역 중 73개를 풀었다. 주변 지역이 노후화되면서 재개발 아파트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추홀구 용현동에 있는 삼성공인의 실장은 토지 지분 기준으로 주변 주택 가격이 3.3400만원 정도로 10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서는 도심에 인접한 수송동의 단독주택 밀집지역 150여 가구 중 50가구가 버려져 있다. 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개발을 포기한 이후 방치됐다. 군산시청 관계자는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나가는 사람만 늘고 있다고 했다.

    부산 영도구에서는 재개발 지역 다섯 곳 가운데 세 곳이 사업성 미비 등의 이유로 해제됐다. 이들 지역의 빈집 비율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원도심 리모델링 등 저성장 시대에 맞춘 새로운 도시 계획 패러다임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skcy21@newsport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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